백마지역에 들어오다.
맹호지역을 거쳐서 백마 전술책임지역으로 넘어 옵니다. 여기서부터 "투이호아"라는 표식을 보니 반갑군요. 투이호아 십자성 '심대흥' 전우가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전적지 답사기 올리는 능률은 안오르고, 이거 마음만 조급합니다.
그렇다고 뭐 획기적으로 "심대흥 전우님 계시던 곳이 여기다!" 라고 이야기 할 만한 증거물은 없고 황당하게도 움푹움푹 파여진 모래구덩이 뿐이었는데...하여튼 열심히는 찾아 보았지만 증표라고는 모래땅에 아스팔트 조각 몇 개 뿐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백마28연대 본부는 모래땅 밖에 없었는데 눈빠지게 기다리는 심전우에게 뭘 보여주나 큰일이군요.
북쪽 퀴논쪽에서 내려오면 우선 평지지대 투이호아에 봉긋 쏫은 산이 보이면 투이호아입니다. 저 산은 짭짜이(Nui - Chap Chai, 391m) 산입니다. 투이호아 시는 북쪽엔 짭짜이 산이 있고 남쪽엔 혼바산이 있지요. 팻말에 보니 왼쪽은 투이호아 시내로 가고 오른쪽은 나트랑이 128km라네요. 오른쪽 길은 월남전때는 없던 길인데 새로 생겼나봐요.
이 커브를 돌면서 오른쪽 언덕은, 1970년 3월말 혼바산 고개마루에서 부대이동을 해서 이곳에 진지를 옮긴 백마 28연대 2대대 본부가 있었던 곳입니다.
저 언덕 너머에 백마28연대 2대대 본부가 있었습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보면 오른쪽이 2대대 본부입니다. 저 앞의 짭짜이 산을 보면 감회가 새로운 전우도 많겠지요? 그때도 1번도로 옆으로 마을이 이렇게 있었나요? 간판의 COM 은 밥을 파는 식당이라는 뜻입니다.
백마 30포병 부라보 포대 진지도 저 언덕 너머에 있었지요. 추억이 있는 전우가 없어 그냥 통과합니다.
이정표의 왼쪽길, 투이호아 시내쪽으로 들어갑니다.
맹호지역에서 많이 둘러보고 온다고 이제 저녁시간이 다 되어서 어서 호텔에 가서 짐풀고 밥이나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 사진들은 버스 운전기사 오른쪽 자리에서 앞 유리창을 통하여 찍는 사진들이므로 약간의 내 그림자도 비치고, 차가 흔들려서 사진도 선명하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기 언덕위에 박물관(?)이 보이는 이곳 공원앞 네거리 좌측에 자그마한 호텔이 하나 있답니다.
중부 도시를 여행할려면 잠 자는 곳이 제일 문제인데, 조그만 곳이지만 호텔이 있다는게 천만다행입니다.
예쁜 아오자이 아가씨가 반갑게 맞이해 주는군요. 별2개 정도 되는 장급 호텔로 생각됩니다.
방도 아주 작지만 그런대로 깨끗하게 정돈해 놨네요. 그런데 문제는 저쪽 창문너머로 사이공에서 하노이 가는 기차가 다닌다는 겁니다. 밤에도 몇 번 경적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기차길옆 마을에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하면서 웃었네요.
금강산도 식후경...최진사는 이제 숙달이 되어서 베트남에서 밥먹는거 걱정 안합니다. 베트남 체질은 아니지만 냄새나는 풀 같은게 있으면 모두 골라낼줄 알고, 고추장과 포장김치를 가지고 다니니까요.
이것이 베트남 음식의 양념들입니다. 레몬, 맛소금, 간장, 아래 노란 것은 늑맘(까나리 액적맛) 그리고 고추와 마늘입니다. 월남고추는 아주 작지만 얼마나 맵다는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죠? 입에서 불이 납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은 식당에서 따라주는 노오란 녹차도 맛을 보고 드시던지, 아니면 아예 미네랄 워터를 달라고 하세요. 녹차 물맛도 향이 있어서 비위가 상하는 수가 있거든요...차선학 전우가 접시를 하나 달래더니 포장김치를 한봉지 뜯어 놨군요.
밥은 안남미라서 젓가락으로 먹기 힘들 덩도로 풀풀 날리지만 고추장과 김치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입니다. 오는날까지 소주도 다 떨어지지 않았으니 대단한 준비를 해오신 전우들입니다. 베트남 음식도 라이스 페이퍼로 말아서 튀겨 놓은거라든가 돼지고기, 새우, 한치 같은 것은 맛이 좋습니다.
밥을 먹고 3km정도 떨어진 투이호아 해변으로 나가서 그 옛날 백마의 흔적을 찾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태평양 바다위에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투이호아 밤바다 물방울들이 날려서 카메라에 잡히는군요.
바닷가에는 시원한 밤거리에 쉬러나온 사람들이 제법 있었고, 우리는 까페(커피)집에서 커피를 시켰습니다. 베트남에서 커피를 시키면 얼을과 뜨거운 녹차 그리고 작은 알미늄 주전자 같이 생긴 조그만 그릇이 얹힌 컵을 가져다 줍니다. 잠시 느긋하게 기다리면 알미늄 그릇에서 아래로 새카만 커피물이 떨어집니다.
컵 아래쪽에 하얗게 깔린 것은 연유입니다. 커피방울이 거의 다 떨어지면 윗뚜껑을 바닥에 내려놓고 컵위의 기구들을 뚜껑위에 내려 놓습니다. 그런다음 뜨거운걸 원하시면 따뜻한 녹차를 부어서 잘 저어서 마시면 되고, 냉커피를 원하시면 얼음을 가득 넣어서 잘 저으면 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커피를 무진장 찐~하게 마십니다. 최진사는 미네랄 워터를 달라고해서 타서 마셔야 될 정도입니다. 커피맛은 베트남 커피가 정말 맛있습니다.
그 다음 최진사는 호텔방에서 골아 떨어졌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라면끓여서 소주 마신팀들이 있었다는군요. 맹호는 대단한 체력들인가봐요.ㅋㅋㅋ
다음 이야기는 투이호아 백마28연대 바닷가에 갔다가 마을 사람 만난 이야기, 십자성 흔적찾기, 그리고 혼바산을 넘어가면서 찍은 동영상 순서로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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