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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철 월남전 고엽제 덮어쓴 이야기
박남철
2022. 11. 5. 23:09
파월 전우 박남철 고엽제를 이야기하다
힘들었던 월남전 그때 그 시절에 만났던 고엽제 드럼통...
그때는 그것이 그렇게 무서운 백색가루였다는 것을 몰랐다.

50년이 되어도 힘들게 짓누르던 전쟁공포에
휩싸여 지내던 등수 안 기억은 잊히지 않고 가슴속에 남아있다.
그곳은 맹호부대가 지키던 퀴논 서쪽 철로를 따라 한국군
전술기지 전초기지 산악지대였다.
그곳 동네 이름은 한문으로 東春이었고, 동수인이라고 불렀다
. 거기에 맹호 혜산진 1대대 전술기지가 있었다.

산비탈을 깎아서 막사를 짓고 진지를 만들고 105미리 대포도 방열하였다.
그리고 포대 경계선에 3중 원형 철조망으로 보호막을 치고 적군의 기습을 경계하였다.

50년 전 1969년 나는 맹호 10포병 알파 포대 포를 견인하던
수송 주특기로 오전 근무를 마치면 오후에는 철조망 유지 보수 책임을 떠맡았다.
포탄이 많은 포진지는 적들의 야간 기습 표적이라 철조망은 견고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크레모아 그리고 각종 폭발물과 조명탄 인계철선이 거미줄처럼 설치되어 있다.
캄캄한 밤에 뭔가 인계철선을 건드려 철조망에서
환하게 조명탄이 터지면 포대 전체가 조명탄 발사 경계 비상이 걸린다.
떠돌이 개들과 고양이 같은 야생동물들이 철조망에
접근하면 정말 골칫거리였다.

그런데 더 골칫거리는 철조망을 타고 오르는 덩굴식물들이다.
잡초와 넝쿨이 철조망을 뒤덮으면 시야가 가려져서 적이 접근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제거해야 할 때 쉬운 방법으로 제초제(고엽제)를 뿌립니다.
고엽제를 뿌리면 사흘 후부터 잎사귀가 말라서 떨어지고 초토화됩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보름 정도 지나면 다시 새싹이 돋는 걸 봐서
뿌리까지는 목 죽이는 걸 알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엽제 가루는 드럼통에 담겨서
왔는데 이제 포제를 어떻게 뿌리느냐 그게 문제였습니다.
여러분도 아시지만 군대에는 바께서도 플라스틱
바가지도 취사반 외에는 구할 수 없습니다.
어쩌겠어요? 그냥 할 철모에 퍼담아서 철조망
근처에서 가루를 흩날리는 거지요.

미군들은 비행기로 고엽제를 살포하지만
우리는 병사들이 친히 손으로 하얀 가루를 뿌려댔지요.
날씨는 더우니까 러닝셔츠 차림에 반바지 차림으로 작업을 하니까
고엽제 가루를 온몸에 뒤집어쓰게 됩니다.
흘러내리는 땀과 고엽제가 범벅이 되어서 종아리
털에 가루가 맺혀 벌이 뒤 다리에 꽃가루 뭉치듯 대롱대롱 생겨났지요.
그게 해로운 것인 줄도 모르고 씻지도 못하고 그대로 내무반에
들어와서 자기도 합니다.
샤워하면 되지 않느냐고요? 허허 참 군대에서 샤워장이 어디 있어요?

그때는 정말 고엽제가 그렇게 무서운 독성이 있는 줄 몰랐어요. 미군들도 몰랐겠지요.
그 당시 야간 경계 보초 나가는 전우들이 고엽제 흰 가루를 바르면 모기가 덤비지
않는다고 모기약이라도 되는 양 팔뚝에 바르기도 했습니다.

그때 고엽제 바르던 전우들 지금은 어떤 고통을 당하고 있을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고엽제에 직접 직접 노출되기도 하고, 바람에 날리는 고엽제 코로 마시기도 하고,
고엽제 스며든 땅밑의 우물물도 마시기도 하고
그렇게 고엽제 성분이 몸에 축적되어서 나이 70이 넘어가면서 면역성이
떨어지니 슬슬 몹쓸 병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정말 통한의 지난 과거 때문에 파월 전우들 불안 속에
살아가야 된다니 화가 치미는 일입니다.

요즈음 경제발전이 되어 이제 살만하니 파월 세대들이
고생하여 나라를 부흥시킨 것도 모르고 늙은이로 모독하는 말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국가 안보를 걱정해야 하는 정치인들도
내몰라라 참전용사들 복지를 팽개치면 절대 안 됩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닙니다. 젊은이들도 곧 늙습니다.
참전용사들 방치하면 누가 나라를 지키려 하겠습니까?

먼 이국땅 적들이 우글대는 곳... 철조망 울타리 전술기지
안에서 13개월 동안 유대감으로 뭉쳐지던 그때 전우들이 자주 만나서
그때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그리워하기도 하고, 다시 전적지에
갔다 온 이야기도 하고, 고엽제 등급 이야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파월 용사 전우애는 사는
날이 다하기까지 영원할 것입니다.

지금은 70 이 넘어 머리가 희끗하고 몸은 둔하지만 나에게도 청춘은 있었다!
지금도 마음은 청춘 젊은 날 그대로입니다.

그때의 전우들이 전장에서 돌아와 전우애로
다시 뭉쳐서 모임을 가진 지 어언 30년이 되었습니다.
맹호 10포 A 전우회 동춘회 전우는 영원합니다.
[출처] vietxet.co.kr 박남철 월남전 고엽제 덮어쓴 이야기
. 최진사: 국가의 명을 받아 이국땅에 가서 목숨 걸고 싸우다 죽고, 다치고, 치명적인 고엽제로 인하여 11만여 명이 고엽제에 시달리고, 생존해있는 전우들도 70대 중 후반에 처해 노환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현실... 이것이 우리나라 실정입니다. -[01/26-15:36]-